혜원이 다시 형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제보다 얼굴이 또렷했습니다.
휘장 너머에서 한 사람이 이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현철 씨가 물었습니다.
"오늘은 보입니까."
"보여요.
휘장에 둥근 문양도 있어요."
현철 씨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시설 복도에 붙어 있던 표시입니다."
"이 얼굴, 고양이에게 옮겨 보여 줄게요."
진료실의 검은 고양이가 책상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두 눈은 모두 떠 있었습니다.
오른쪽 눈도 이미 나 있었습니다.
혜원이 고양이의 앞에 손을 얹었습니다.

형의 기억에 있던 얼굴이 그 손으로 건너갔습니다.
고양이가 그 얼굴을 보았습니다.
털이 곤두섰습니다.
자리에서 물러서며 이를 드러냈습니다.
"저놈이다."
"알아?"
"할망구. 그 얼굴은 잊을 수가 없어.
나를 죽인 놈이야."
고양이는 아직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놀란 숨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혜원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장님.
고양이가 그 얼굴을 알아봤어요.
교주예요."
회장의 목소리가 낮았습니다.
"그 아이가 직접 봤소?"
"제가 기억 속 얼굴을 옮겨 보여 줬어요.
놀라서 물러섰어요."
"알겠습니다.
그 얼굴이 있는 곳에는 혼자 가지 마시오.
나는 이쪽으로 가겠소."
철구 씨에게 물으니 구원의 집이 그날 저녁 행사를 연다고 했습니다.
혜원은 같은 건물의 준우 씨를 찾았습니다.
"같이 가 주세요.
구원의 집 교주를 찾아야 해요.
행사장 밖이면 돼요.
안에는 들어가면 안 돼요."
준우 씨는 안경을 고쳐 썼습니다.
"교주요?
갑자기 그건 믿기 힘든데요."
혜원이 고양이를 가리켰습니다.
"이 아인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저주가 있어요.
그 얼굴의 사람이 시작이에요.
오늘은 그 이야기만 사실인지, 밖에서 봐 주세요."
준우 씨는 한참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고양이의 저주라뇨.
그래도 밖이라면 가겠습니다.
안으로는 안 들어갑니다."
행사장 담 밖에 둘이 섰습니다.
안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교주는 문 안쪽에 서 있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준우 씨가 왼쪽 눈을 가리던 안경을 잠깐 내렸습니다.
담 너머만 보고, 다시 안경을 올렸습니다.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뭐가 보여요."
준우 씨가 낮게 말했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어 있는 좀비 같습니다."
고양이는 혜원의 품에서 그 문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준우 씨는 더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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