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먼저 나갔습니다.

준우 씨가 교주의 어깨를 쳤습니다.

교주가 그 팔을 쳐 냈습니다.

현철 씨의 장갑 낀 주먹이 들어왔습니다.

교주가 피했습니다.

골목 안에서 치고 받는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철구 씨는 벽 쪽으로 물러섰습니다.

"나는 끼어들면 짐이다.

차는 내가 돌린다."

교주가 준우 씨를 보고 웃었습니다.

"너는 먹힌다."

손이 준우 씨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기가 넘어와야 할 자리였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준우 씨의 몸에 아무것도 붙지 않았습니다.

교주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왜 안 들어오지."

준우 씨가 그 손을 뿌리치지 않은 채 말했습니다.

"저는 안 통합니다."

그 틈이었습니다.

현철 씨의 몸이 갑자기 빨라졌습니다.

장갑은 그대로였습니다.

교주가 준우 씨에게 손을 뻗은 바로 그 자리에, 되받아 친 주먹이 들어갔습니다.

교주가 벽 쪽으로 밀렸습니다.

숨이 한 박자 끊겼습니다.

준우 씨가 그 몸을 붙들었습니다.

등 뒤로 팔이 꺾였습니다.

교주가 기를 끌어 보았습니다.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깨가 내려갔습니다.

"됐다.

더 못 쓴다."

현철 씨가 장갑을 벗었습니다.

맨손이 교주의 이마에 닿았습니다.

기억이 그 손으로 넘어왔습니다.

한 사람의 기억이 아니었습니다.

천 년이 넘었습니다.

생기도 함께 밀려 들어왔습니다.

조금만 더 쥐고 있으면 이 사람이 모은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만."

준우 씨가 말했습니다.

현철 씨는 다른 손으로 자기 손목을 잡아당겼습니다.

맨손이 이마에서 떨어졌습니다.

이미 들어온 것은 나가지 않았습니다.

현철 씨의 무릎이 꺾였습니다.

이가 맞물렸습니다.

"궁궐이……

거리가……

이거, 다 이 사람 겁니까."

말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눈이 풀렸습니다.

숨이 갈라졌습니다.

골목 끝에서 혜원이 뛰어왔습니다.

쓰러진 부하를 두고 온 발이었습니다.

현철 씨의 맨손을 보고 멈췄습니다.

"그 손, 제가 만지면 안 돼요."

준우 씨가 돌아보았습니다.

"어쩌죠."

"준우 씨 손은 붙지 않아요.

방금 그 사람이 실패한 거, 그거예요.

지난번처럼, 그 손으로 꺼낼게요."

준우 씨가 한 손을 내밀었습니다.

다른 손은 현철 씨의 맨손 위에 겹쳤습니다.

혜원이 준우 씨의 빈 손을 잡았습니다.

골목에서 양복 남자와 안경 쓴 남자와 고통스러워하는 여자가 손을 맞잡고 장갑이 바닥에 놓인 장면
골목에서 양복 남자와 안경 쓴 남자와 고통스러워하는 여자가 손을 맞잡고 장갑이 바닥에 놓인 장면

나쁜 기억이 준우 씨를 지나 혜원에게 왔습니다.

준우 씨의 몸에는 아무것도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마에만 땀이 맺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요.

그래서 준우 씨예요."

궁궐이 스쳤습니다.

버려진 거리가 스쳤습니다.

천 년의 차가움이 혜원의 손목에서 멈췄습니다.

현철 씨의 숨이 조금 돌아왔습니다.

눈은 아직 초점이 없었습니다.

혜원의 손이 떨렸습니다.

"나쁜 기억은 다 제게 왔어요.

끝난 게 아니에요.

이 덩어리는 저도 못 버티겠어요."

무릎이 흔들렸습니다.

준우 씨가 그 팔을 받쳤습니다.

이유는 묻지 않았습니다.

골목 입구에 차가 섰습니다.

철구 씨가 운전석에서 내렸습니다.

"타.

회장 쪽으로 간다.

그걸 떼어 낼 사람은 회장뿐이야."

준우 씨가 현철 씨를 부축했습니다.

철구 씨가 힘을 잃은 교주를 뒷좌석에 앉혔습니다.

몸은 가벼웠습니다.

혜원이 간신히 문을 잡고 올랐습니다.

네 사람이 차에 탔습니다.

밤 골목에서 아픈 여자가 차 문을 잡고 오르고 양복 입은 남자를 부축해 태우는 장면
밤 골목에서 아픈 여자가 차 문을 잡고 오르고 양복 입은 남자를 부축해 태우는 장면

철구 씨가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누나, 도착하면 내가 내린다."

차가 막다른 길을 등지고 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