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왕은 늑대를 죽였다

사냥개를 이끌고 온 데느발 부자는 크기가 다른 발자국을 한 마리가 남긴 것으로 단정하고, 끝내 추적에 실패한다.

늑대를 아는 사람들 삽화
늑대를 아는 사람들 삽화

기병들이 두고 간 빈 안장에 밴 말땀도 마르기 전에 광장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말은 몇 필뿐이었지만 사냥개는 많았다. 앞에는 나이 든 남자가, 뒤에는 그와 코가 똑같이 생긴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데느발 부자였다. 두 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 물 한 모금 청하기도 전에 땅부터 살폈다.

“군인들은 짐승이 다니는 길을 모릅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요. 발자국만 보면 어느 쪽으로 갔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아들은 사냥개들의 목줄을 풀지 않았다. 놓아주었다가는 마을의 양 떼부터 쫓을 게 뻔했다. 피에르는 두 사람을 양우리로 데려갔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흙을 손으로 쓸어 보았다. 크고 작은 발자국이 뒤섞여 있었다. 작은 발자국은 큰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도랑 앞에서 옆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마리가 앞발과 뒷발로 남긴 자국입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진흙이 뭉개지면 발자국이 더 커 보이지요.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은 흔히 한 마리의 발자국을 보고 두 마리라고 착각합니다.”

“제가 그놈의 어깨를 봤습니다.” 피에르가 말했다. “양의 등보다 높았습니다. 사람의 시신을 물고 갔고요.”

“안개 때문에 실제보다 커 보였을 겁니다.” 아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사람 눈보다 사냥개 코를 믿습니다.”

짐승이 개울을 여러 차례 오간 탓에 사냥개들은 물가에서 냄새를 놓쳤다. 개울을 건넌 뒤에는 목줄을 잡아당겨도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아들은 진흙에 찍힌 발자국 옆에 손을 대 보았다. 빗물에 번져 커졌다고 보기에는 테두리가 너무 또렷했다. 자국은 그의 손보다 훨씬 넓었다.

“아버지, 이것 좀 보십시오.”

데느발은 무릎을 굽혀 자국을 들여다보더니 곧 몸을 일으켰다. “발자국 하나가 크다고 늑대가 두 마리였다고 할 수는 없다. 개들이 냄새를 다시 맡을 때까지 상류를 훑는다.”

며칠을 더 뒤졌지만 짐승은 한 번도 총이 닿는 거리 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냥개들은 물가에만 서면 냄새를 놓치고 고개를 들었고, 산길에 들어서면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아 넣었다. 작은 자국과 깊고 큰 자국이 번갈아 나타났지만, 한곳에서 나란히 이어진 적은 없었다. 데느발은 끝내 한 마리가 남긴 발자국이라고 기록했다.

부자가 르말지외를 떠날 때 수레는 비어 있었다. 아버지는 궂은 날씨와 개울물 때문에 추적을 망쳤다고 말했다. 아들은 떠나면서도 자꾸 개울 건너편을 돌아보았다. 피에르는 깊은 발자국에 자기 군화를 넣어 보았다. 군화가 통째로 들어가고도 양옆으로 빈자리가 남았다. 그는 그 자국을 흙으로 덮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