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콜로스

마르탱은 콜로스를 쏘지 않고, 독으로 쇠약해진 콜로스는 그가 지켜보는 앞에서 죽는다.

긴 눈맞춤 삽화
긴 눈맞춤 삽화

그날 오후가 되자 굴 안의 숨소리는 귀를 기울여야 들릴 만큼 약해졌다. 잔은 마르탱의 붕대를 단단히 고쳐 감은 뒤 함께 굴로 들어갔다. 마르탱은 총을 챙겼다.

콜로스는 아직 풀이 마르지 않은 잠자리에 누워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는 듯 앞발을 끌어당겼지만 힘을 주지 못하고 도로 늘어뜨렸다. 오래된 흉터와 새 상처 사이에서 가슴이 느릿느릿 오르내렸다. 사흘 동안 놈의 걸음은 갈수록 더뎌지고 뒷발 자국은 길어졌다. 이제는 숨을 한 번 쉴 때마다 온몸이 힘겨워 보였다.

마르탱은 총구를 들어 콜로스의 눈높이에 맞췄다. 콜로스가 그를 바라보았다. 마르탱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굴 안에서는 콜로스의 거친 숨소리와 횃불 타는 소리만 들렸다.

콜로스의 앞발이 다시 한번 꿈틀하다 멎었다. 마르탱은 손가락을 방아쇠에 건 채 꼼짝하지 않았다. 한참 뒤, 총구가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다.

잔은 입구에 서서 사람과 늑대를 지켜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콜로스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다음 숨은 이어지지 않았다.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마르탱의 총은 끝내 울리지 않았다. 카트린의 시신이 사라진 뒤부터 줄곧 쇠약해지던 콜로스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마르탱은 총을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한동안 콜로스를 바라보다가 겨우 고개를 돌렸다.

잔이 다가가 숨이 끊긴 것을 확인했다. “끝났습니다. 이제 나가야 합니다.”

굴을 나서자 서늘한 햇빛이 두 사람을 맞았다. 콜로스는 풀이 덜 마른 잠자리에 그대로 남았고, 오래된 두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