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남은 두 마리

잔은 작은 발자국이 큰 발자국을 뒤따르다가 개울 앞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종이에 옮긴다.

서로 다른 발자국 삽화
서로 다른 발자국 삽화

산 아래 빈집의 탁자에는 총보다 종이가 더 많이 놓여 있었다. 베르나르는 창가에 서서 화약이 눅눅해지지 않았는지 살피고 있었다. 마르탱이 들어오자 영감은 고개만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 껴안으며 반가워할 만큼 살가운 사이가 아니었다.

“늦었구나.” 베르나르가 말했다.

“제가 도착하기도 전에 토벌이 끝났다는 고지문이 붙었습니다.”

“짐승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토벌이 끝났다는 고지부터 붙이는 법이지.”

탁자 맞은편에는 낯선 여자가 앉아 있었다. 종이 위에는 잉크 대신 숯으로 그린 발자국들이 줄지어 있었다. 베르나르는 여자의 이름이 잔이라고만 짧게 소개했다. 어디서 온 사람인지는 베르나르도, 잔도 밝히지 않았다. 잔은 마르탱의 신발을 한번 훑어본 뒤 종이 한쪽의 빈칸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앉지 마십시오. 발자국을 대조하려고 비워 둔 자리입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잔은 종이 왼쪽에 작은 발자국을 그렸다. 오른쪽에는 피에르의 발을 넣고도 자리가 남을 만큼 큰 발자국을 그려 놓았다. 작은 발자국은 큰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개울 앞에서 옆으로 갈라졌다.

“데느발 영감은 한 마리가 앞발과 뒷발로 남긴 자국이라고 했습니다.” 마르탱이 말했다.

“그분은 발자국보다 사냥개를 믿었지요.” 잔이 대답했다. “개들은 물가에서 냄새를 놓쳤지만, 흙에는 발자국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건 한 마리의 앞발과 뒷발 자국이 아닙니다. 적어도 두 마리입니다. 어쩌면 셋일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지금 셋이라고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게 기록해 버리면 아직 확인하지도 못한 세 번째 늑대의 존재까지 사실로 굳어질 테니까요.”

문간에 선 피에르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잔은 그를 안으로 불러, 그날 본 짐승의 어깨너비를 두 팔로 나타내 보라고 했다. 피에르는 머뭇거리며 팔을 벌렸다. 잔은 그 너비를 가늠한 뒤 종이에 그린 큰 발자국 옆에 점을 찍었다.

“문간을 빠져나간 놈은 레샤즈에서 죽은 늑대와 다릅니다. 죽은 늑대의 어깨는 여기까지였지만, 당신이 보여 준 너비는 이 선에 더 가깝습니다.”

잔은 숯을 내려놓았다. “이 발자국을 보면 어느 늑대가 다른 늑대를 뒤따랐다는 것까지만 알 수 있습니다. 왜 따라갔고, 또 왜 중간에 다른 길로 빠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베르나르는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두 마리든 세 마리든, 왕실이 한 놈을 죽인 뒤에도 사람이 계속 죽고 있어. 놈들은 양이 아니라 사람을 노리지. 우리는 떼로 몰려다니지 않을 게다. 놈들도 무리를 지어 덤빈 적은 없으니까. 문간으로 들어온 짐승은 언제나 한 마리였어.”

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에 나타난 짐승은 한 마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매번 나타난 놈이 같은 늑대였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마르탱은 라베세르생마리에서 가져온 총을 탁자 위에 내려놓지 않았다. 총을 놓으면 종이에 그린 발자국이 가려질 터였다. 그는 피에르에게 들은 ‘콜로스’라는 말을 잔에게 전했다. 잔은 그 말을 발자국 옆에 받아 적지 않았다.

“콜로스는 그저 크다는 뜻으로 붙인 별명입니다. 그 말만으로는 실제 크기를 알 수 없습니다.”

저녁이 되자 세 사람은 문을 걸어 잠그고 등불의 불꽃을 낮췄다. 잔이 그린 작은 발자국은 큰 발자국을 뒤따르다가 개울 앞에서 끊겨 있었다. 그 뒤 작은 늑대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추측으로 결론짓지 않았다. 잔은 지금까지 확인한 발자국만 보고 내일 어느 길을 살필지 정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