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남은 두 마리
베르나르를 잃은 마르탱이 남은 큰 늑대를 쫓겠다고 하고, 그 늑대는 다시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죽인다.

베르나르는 고향인 라베세르생마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시신을 그곳까지 실어 갈 수레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산기슭 빈집 뒤편, 개울이 내려다보이는 비탈에 노인을 묻고 돌을 쌓았다. 잔은 무덤 앞 나무판에 이름을 쓰지 않았다. 르말지외에서 마련한 나무판에는 그 마을 사람들의 이름만 올렸고, 베르나르는 그곳 사람이 아니었다. 마르탱은 돌을 쌓는 동안 노인의 총을 무덤 곁에 두었다. 그러나 떠날 때는 그 총도 자신의 총과 함께 챙겼다. 남은 늑대를 쫓으려면 총이 한 자루라도 더 필요했다.
“오늘부터 놈을 쫓겠습니다.” 마르탱이 말했다. “이제 한 마리만 남았습니다. 영감을 할퀸 놈은 죽었고, 문간을 빠져나간 놈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잔은 숯으로 자국을 그린 종이를 펼친 채 들고 있었다. “베르나르를 죽인 두 번째 늑대는 죽었습니다. 왕의 사냥꾼이 잡은 작은 늑대도 오래전에 치웠고요. 그 뒤에 새로 확인한 것은 가장 큰 놈의 발자국뿐입니다. 그렇다고 아직 보지 못한 늑대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움직이려면 어느 놈을 쫓을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그러다 당신까지 베르나르처럼 죽으면, 뒤를 이을 사람이 없습니다.”
베르나르를 죽인 늑대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은 마르탱도 잘 알았다. 그런데도 산속에서 보았던 거대한 등을 떠올릴 때마다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마지막 늑대까지 죽여야 비로소 노인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작 복수를 마친 뒤 무덤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잔이 거듭 경고했지만, 마르탱은 기어이 큰 늑대를 쫓겠다고 했다.
그날 오후, 산 아래의 또 다른 집에서 사람이 죽었다. 이번 희생자는 물을 길으러 나온 여자였다. 양들은 무사히 우리 안에 있었고, 물통만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여자의 시신은 개울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늑대가 끌고 가지는 않은 것이다. 몸에 남은 발톱 자국은 전날 죽은 늑대가 낸 것보다 훨씬 넓었다. 잔은 그 간격을 재려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죽은 이를 외면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눈앞의 사람을 보며 상처의 너비부터 헤아리는 자신을 견딜 수 없었다.
피에르가 달려와 여자의 얼굴을 확인한 뒤 모자를 벗었다. “마리가 죽은 뒤로는 줄곧 문간만 지켰습니다. 그런데 이 집 여자는 문밖 개울가에서 당했군요.”
마르탱이 여자의 이름을 묻자 피에르가 가르쳐 주었다. 마르탱은 잊지 않으려는 듯 그 이름을 소리 내어 한 번 되뇌었다. 이 죽음 또한 복수해야 할 까닭이라고 스스로 다짐했지만, 베르나르를 잃었을 때만큼 슬픔이 또렷하지는 않았다. 노인은 바로 그의 눈앞에서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마르탱은 자신이 제때 막지 못해 이 여자까지 죽었다고 자책했다. 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큰 늑대의 발자국이 전보다 집 가까이까지 들어왔습니다.” 잔이 말했다. “두 번째 늑대가 죽은 뒤부터 이러기 시작했어요. 까닭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 확실한 건 사람이 또 죽었다는 사실뿐입니다.”
마르탱은 개울가에 깊이 찍힌 발자국을 내려다보았다. 죽은 늑대를 코로 밀며 그 둘레를 맴돌던 자국과 달리, 이번 발자국은 집의 담장을 향해 곧장 뻗어 있었다. 그는 총을 집어 들었다.
“그 이름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발자국을 쫓겠습니다. 그냥 두었다가는 또 물을 길으러 나온 사람이 당할 겁니다.”
잔은 그를 말리지 못했다. 말려 보았자 베르나르가 남긴 당부를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 유언을 따라 하루 동안 늑대를 쫓지 않았지만, 그사이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저녁이 되자 산 아래에서 연기 한 줄기가 피어올랐다. 장례를 치르느라 피운 것이 아니라, 문을 걸어 잠근 사람들이 두려움을 달래려고 지핀 불이었다. 불가에 모인 사람들은 다시 콜로스라는 별명을 입에 올렸다. 그 말의 뜻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이 분명히 알아들은 것은 문을 더 일찍, 더 단단히 잠가야 한다는 피에르의 당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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