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콜로스

콜로스가 마르탱의 옆구리를 찢고, 총을 맞은 뒤에도 쓰러지지 않고 동굴 안으로 물러난다.

마지막 싸움 삽화
마지막 싸움 삽화

잔의 말대로 굴 입구는 늑대가 누웠던 자리보다 위쪽에 있었다. 바위가 포개진 틈을 향해 절뚝이는 발자국이 이어졌다. 아래로 멀어진 오베르의 지붕은 한층 작아 보였다. 마르탱은 골짜기로 불어 내려가는 바람을 등지고 바위틈 앞에 섰다. 베르나르가 말했던 거리만큼 가까웠다. 하지만 베르나르가 맞섰던 두 번째 늑대보다 이 굴에 숨은 놈이 훨씬 컸다.

콜로스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별명에 걸맞은 거구였다. 작은 황소가 고개를 숙이면 저만하리라 생각하는 순간, 놈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어깨에는 오래된 흉터가 있었고, 그 위로 숲에서 입은 새 상처가 아물어 가고 있었다. 등에는 총을 맞고도 살아남은 자국이 여러 개 남아 있었다. 얼굴의 반은 그늘에 가렸다. 이빨을 드러내기도 전에 뜨거운 숨결이 먼저 마르탱에게 닿았다.

마르탱이 지척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앞가슴의 가죽을 찢고 피가 솟았지만, 콜로스는 무릎조차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비틀어 마르탱의 옆구리를 길게 찢었다. 발톱에 당했는지, 육중한 어깨에 받혔는지도 알 수 없었다. 옆구리에 불붙는 듯한 통증이 번지자 마르탱은 총을 놓쳤다. 한 손으로 상처를 틀어막느라 다시 장전할 수도 없었다.

잔이 돌을 집어 던졌다. 맞히려는 게 아니라 놈의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었다. 돌 소리에 고개를 돌린 콜로스는 어두운 바위틈으로 뒷걸음질 쳤다. 핏방울이 돌 위에 이어졌다. 걸음은 느렸지만 멈추지 않았고, 다친 발을 끄는 자국은 갈수록 길어졌다. 총탄을 맞은 콜로스는 끝내 입구에서 쓰러지지 않고 어두운 굴속으로 물러났다.

마르탱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몸을 일으키려 할 때마다 옆구리 상처가 벌어지며 뜨거운 통증이 치밀었다. 잔은 자기 겉옷을 찢어 여러 겹으로 포갠 뒤 상처를 눌렀다.

“쫓으면 당신도 죽습니다.” 잔이 말했다. “여기서 물러나 상처부터 막아야 합니다.”

“영감은 가까이 다가가 개울가의 늑대를 쓰러뜨렸습니다.”

“영감이 쓰러뜨린 놈은 더 작았습니다. 콜로스는 총알을 맞고도 제 굴로 돌아갔어요. 지금 쫓아 들어가면 당신이 먼저 쓰러집니다.”

마르탱은 잔의 어깨에 기대 바위 뒤로 물러났다. 잔은 상처를 씻은 다음 천으로 단단히 동여맸다. 발톱이 옆구리를 길게 찢기는 했지만 다행히 깊숙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마르탱은 한동안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해 질 무렵, 잔은 혼자 핏자국을 따라갔다. 바위틈 안쪽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잔은 굴 입구만 확인하고 더 들어가지 않았다. 콜로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잔은 마르탱에게 돌아와 물을 먹였다. 밤사이 피는 멎었지만 열이 올랐다. 두 사람은 굴 입구가 보이는 바위 그늘에서 이틀을 쉬었다. 굴 안의 숨소리는 갈수록 느려졌다. 그동안 마르탱도 가까운 거리라면 걸을 수 있을 만큼 기운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