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 증거 없음
마르탱은 상처가 감염되어 죽고, 잔은 행선지를 알리지 않은 채 새벽 전에 떠난다.

마르탱은 그 방에서 이틀도 더 버티지 못했다. 옆구리 상처에 염증이 번지고 열이 심해지면서 먼저 말을 잃었다. 잔이 마지막으로 알아들은 말은 라베세르생마리였다. 잔은 이곳은 그 마을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예전 베르나르가 마르탱의 소매를 붙잡았듯, 이번에는 마르탱이 잔의 소매를 붙잡았다. 잔은 그 손을 쉽사리 떼어 놓지 못했다.
마르탱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소리를 내지 못했다. 잔은 무슨 말인지 재촉해 묻지 않고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마르탱은 끝내 더 말하지 못했다. 숨과 숨 사이가 차츰 길어지더니 어느 순간 다음 숨이 이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호흡은 굴에서 죽어 가던 콜로스와 닮았지만, 잔은 둘의 죽음을 한데 놓지 않았다. 마르탱의 눈을 감겨 준 뒤 침대 옆에 세워 둔 총을 바라보았다. 그가 굴에서 끝내 콜로스에게 쏘지 않았던 총이었다. 잔은 총을 그대로 두었다.
새벽에 피에르가 문을 열었을 때 방에는 숨진 마르탱만 누워 있었다. 잔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창문은 닫혔지만 방문의 빗장은 풀려 있었고, 탁자 어디에도 행선지를 적은 글은 없었다. 잔은 동이 트기 전에 어디로 간다는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피에르는 마을로 돌아가는 수레에 마르탱의 시신을 실었다. 왕실이 보상을 거부했으니 보상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옷에는 석회 냄새만 배어 있었다. 콜로스의 사체도 보상금도 싣지 않은 수레는 올 때보다 가벼웠지만, 피에르는 조금도 다행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비가 한차례 지나간 뒤에야 피에르는 르말지외에 도착했다. 교회 문에 붙었던 고지문은 이미 떨어져 나갔다. 나무판에는 『장 루』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아직 마리의 이름은 없었다.
아델은 빈 사발을 무릎에 올려놓은 채 문을 열어 주었다. 피에르는 왕실이 궁문 앞에서 검시를 미룬 일과 사체를 뒷문으로 내다 버린 일, 잔이 새벽에 자취를 감춘 일을 차례로 들려주었다. 아델은 이야기를 다 듣고도 사발을 뒤집지 않았다.
“마리의 이름을 적어 다오.” 아델이 말했다. “시신을 묻지 못했다고 그 아이가 없었던 건 아니니까.”
피에르는 숯을 들어 마리 루의 이름을 적었다. 그 아래에는 마르탱과 베르나르의 이름도 새겼다. 두 사람은 이 마을 사람이 아니었지만 아무도 그 이름을 지우자고 하지 않았다.
산으로 난 길은 고요했고 양들은 우리 안에 머물렀다. 나팔총은 문설주에 걸린 채 녹이 더 번져 있었다. 피에르는 이제 그 총을 닦지 않았다. 닦는다 해도 문간을 스쳐 간 그 거대한 등을 다시 만날 일은 없었다. 콜로스가 죽었으니 총을 다시 쓸 일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날도, 다음 장날에도 잔의 행방을 안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왕실 장부에는 보상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한 줄만 남았고, 르말지외의 나무판에는 세 사람의 이름이 새로 올랐다. 사람들은 한동안 콜로스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했다. 그러나 증거로 내보일 사체가 사라지자 이야기도 차츰 잦아들었다. 그 뒤로도 아델은 마리를 기다리며 내놓았던 사발을 치우지 않았다. 딸을 잊지 않으려고, 빈 사발을 그대로 선반 위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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