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왕은 늑대를 죽였다

토벌이 끝났다는 선포 뒤에도 희생자가 나오지만, 서기는 현장에 남은 더 깊은 발자국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다.

승리의 대가 삽화
승리의 대가 삽화

교회 문에 왕실 고지문이 붙었다. 왕이 토벌 종료를 승인했다는 내용이 첫머리에 적혔고, 그다음에는 프랑수아 앙투안에게 포상과 명예를 내린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작년에 전쟁이 끝났음을 알렸던 바로 그 종이 다시 울렸다. 종지기는 이번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종을 쳤다. 주민들이 소리를 듣고 광장으로 나왔다. 나오지 않은 집들은 문을 굳게 닫은 채 인기척도 내지 않았다.

서기가 고지문을 소리 내 읽었다. “짐승은 사살되었다. 모든 주민은 생업으로 돌아가라.”

빵집 여자가 울음을 터뜨렸다. 안도해서인지, 그저 지쳐서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목동은 이제 양 떼를 다시 산으로 몰고 가도 되느냐고 서기에게 물었다. 서기는 고지문에 그런 허가는 없다고 대답했다가, 금지한다는 말도 없다고 덧붙였다. 목동은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였다.

피에르는 고지문 아래에 서서 물었다. “레샤즈에서 죽인 놈이 우리 집 문간을 빠져나간 그놈과 정말 같은 놈입니까?”

“왕실 사냥꾼이 직접 치수를 쟀습니다.” 서기가 말했다. “보통 늑대보다 컸고, 왕실에서는 그놈을 죽였으니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개울가의 발자국은 훨씬 깊었습니다.”

“그 자국에 대해서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왕실의 결정은 이미 내려왔습니다.”

아델은 종이 울려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피에르가 문을 두드리고 고지문을 내밀었지만 받으려 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내 며느리가 죽었다는 말이 없구나. 저 글에 적힌 짐승이 죽었다 한들 마리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사흘이 흘렀다. 양 떼를 다시 산에 올려보낸 다음 날, 산 아래에 사는 남자 하나가 땔나무를 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웃이 찾아 나섰다가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바로 곁에서는 양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풀을 뜯고 있었다. 남자의 어깨는 깊이 찢겨 있었고, 얼굴은 진흙에 처박혀 알아보기 어려웠다. 시신을 끌고 간 흔적은 없었다. 이번에는 짐승이 시신을 그 자리에 두고 갔다. 전과 달리 가져갈 마음이 없었는지, 미처 가져갈 틈이 없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현장에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서기는 한쪽이 앙투안이 죽인 늑대의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 옆에는 훨씬 깊은 자국이 찍혀 있었다. 그는 깊은 발자국도 장부에 옮겨 적으려다가 고지문의 내용을 떠올리고 펜을 멈췄다. 이미 토벌이 끝났다고 기록했으므로, 새로 일어난 죽음을 짐승의 습격이라고 적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남자가 사고로 죽었다고 기록했다.

피에르는 교회 문 앞에 걸린 나무판을 바라보았다. 『장 루』의 이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마리의 이름은 아직도 없었다. 새로 죽은 남자의 이름도 나무판에 오르지 못했다. 서기가 그를 짐승의 희생자가 아닌 사고 사망자로 적었기 때문이다. 승리를 알리는 종은 이미 울린 뒤였다. 서기는 종을 다시 울리는 순간 앞서 선포한 승리가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는 셈이라고 여겼다.

밤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다시 문마다 빗장을 질렀다. 교회 문에 붙은 고지문은 바람을 맞을 때마다 모서리가 들썩였다. 그 아래로 나무판에 적힌 이름들이 드러났다 가려지기를 되풀이했다. 한쪽에는 실종자들의 이름이 걸려 있었고, 바로 위에는 최근 죽은 남자를 짐승의 희생자로 인정하지 않는 왕실 고지문이 붙어 있었다. 통행을 막는 명령은 어디에도 없었으므로 산길은 열려 있었다. 그래도 밤에 그 길을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