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는 빈 교실 바닥에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배를 재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기울어진 복도를 안전하게 연습할 방법도 학교에는 없었습니다. 대신 도면을 보고도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는 실수부터 줄이기로 했습니다.

책상 두 개가 복도 모퉁이가 되었습니다. 청소 도구함은 출입문이 되었습니다. 객실 문 자리에는 의자 하나를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현주와 혜원이 동시에 같은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모퉁이에서 어깨가 부딪쳤습니다. 두 번째에는 한 사람이 멈췄는데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현호가 시간을 재던 휴대전화를 내려놓았습니다.

“빨리 가는 건 나중에 하죠.”

그들은 서로의 말을 듣는 연습부터 다시 했습니다. 보았다는 말과 알겠다는 말을 구분했습니다. 못 들었으면 다시 물었습니다. 혜원이 문 앞에서 멈추면 현주는 먼저 이유를 확인했습니다.

동호는 그 모습을 보며 답답해했습니다.

“그냥 제가 앞에서 길을 보면 안 돼요?”

“넌 혼자 아래로 가지 않기로 했잖아.”

현수의 말에 동호가 돌아섰습니다.

“그럼 난 계속 기다리는 사람만 해?”

현호는 동호에게 학생 집결표를 주었습니다. 현수가 이동하는 동안 누가 아이들 곁에 있을지, 누가 교사에게 마지막 위치를 알릴지 물었습니다.

동호는 처음에는 종이를 받지 않았습니다. 친구 옆에 가지 못하게 하는 핑계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명단의 얼굴을 한 명씩 떠올리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누군가는 계단에서 멈추고, 누군가는 동생 반 친구를 찾으러 돌아갈 아이였습니다.

“제가 혼자 못 잡아요.”

“그러니까 같이 움직일 약속을 미리 만드는 거야.”

동호는 반장에게 말을 걸기로 했습니다. 미래 이야기를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연습이 끝난 뒤 현주는 문 자리의 의자를 바로 세웠습니다. 혜원이 물었습니다.

“제가 못 가겠다고 하면요?”

현주는 의자를 놓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말해주세요.”

“선생님 혼자 들어가실 거잖아요.”

현주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혜원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한테는 그만둘 수 있다고 하면서, 선생님한테는 왜 그 말을 안 해요?”

두 사람은 그날 처음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 뒤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귀가하기 전 현주가 자기 공책에 적었습니다. ‘한 사람이 멈추면 다른 사람도 멈춰서 다시 판단한다.’

혜원은 그 문장 아래에 자기 이름을 썼습니다. 현주도 이름을 썼습니다. 어느 쪽도 혼자 용감해지지 않기로 한 약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