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는 연습했던 교실과 달랐습니다.

손을 뻗을 곳이 예상한 높이에 없었습니다. 바닥이라고 생각한 곳이 벽이 되어 있었습니다. 현주는 혜원이 멈추는 것을 보고 자신도 멈췄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말이 짧아졌습니다.

“잠깐만요.”

현주는 기다렸습니다.

혜원은 아래를 보지 않고 다음에 디딜 자리를 확인했습니다. 집에 놓고 온 딸의 신발이 떠올랐습니다. 이곳에서 자신이 돌아가지 못하면 누군가 그 신발을 대신 놓을 것입니다. 생각을 떨쳐내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갈 수 있어요.”

그 말을 들은 뒤 현주가 움직였습니다.

처음 확인한 객실에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문 안쪽을 부를 때마다 두 사람은 잠깐 기다렸습니다. 현수가 알려준 숫자를 믿되, 숫자만 보고 지나치지는 않았습니다.

마침내 복도가 꺾이는 곳에서 가방이 보였습니다.

손잡이가 문 아래에 걸려 있었습니다. 복도 쪽으로 나온 끈에는 작은 이름표가 달려 있었습니다. 현주는 그 글씨를 읽지 않았습니다. 가방의 주인이 누군지 아는 것보다 안쪽 사람이 대답하는지가 먼저였습니다.

“현수야.”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혜원이 문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안쪽에서 물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현수야. 한혜원 선생님이야.”

잠깐 뒤 문고리가 흔들렸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았습니다. 찾았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누구도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문 앞에 있니?”

현주가 물었습니다.

아주 작은 대답이 들렸습니다.

“네.”

현주는 눈을 감았다 떴습니다. 준비실에서 빵을 남겨놓았던 아이가 이 문 안에 있었습니다. 물을 마시다가 울던 아이였습니다. 자신이 처음 만났을 때 아직 선생님도 아니었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아이였습니다.

혜원이 가방을 살폈습니다. 힘으로 잡아당기기만 하면 문 안의 아이가 다칠 수 있었습니다. 현주가 안쪽 위치를 다시 물었습니다. 현수의 대답은 중간중간 끊겼습니다.

두 사람은 움직임을 맞췄습니다. 혜원이 멈추면 현주도 멈췄습니다. 가방이 조금 움직였습니다.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통로에 울렸습니다.

문틈이 넓어졌습니다.

그 사이로 현수의 손이 나왔습니다. 손가락이 창백했습니다. 현주가 그 손을 잡으려다 놓쳤습니다. 물에 젖은 손이 미끄러졌습니다.

현수의 숨이 짧아졌습니다.

“선생님.”

“응. 여기 있어.”

혜원이 현주 옆으로 몸을 붙였습니다.

“둘 다 왔어.”

현수의 손이 다시 문틈으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