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는 학생들의 가방이 줄지어 놓여 있었습니다.

현주는 아이들 이름을 부르다가 현수 차례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현수는 출석을 부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동호가 그 팔을 내렸습니다.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됐습니다. 교감은 안내 창구에 두 번 다녀왔습니다. 마지막까지 결항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취소가 결정되면 준비한 모든 계획을 버릴 생각이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러나 탑승 안내가 나왔습니다.

현호가 학생들을 나누어 인솔했습니다. 현주와 혜원은 실제 배치가 도면과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바깥 표찰이 308인 객실 안에는 오래된 안내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현주가 사진을 찍고 정정을 요청했습니다. 직원은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만으로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의 짐이 복도에 쌓이지 않게 치웠습니다. 현수의 반에는 집결 장소와 인솔자 연락처를 다시 알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이미 들은 설명이라며 시큰둥했습니다. 동호는 끝까지 들었습니다.

현수는 갑판에서 바다를 보았습니다. 바람이 차가웠습니다. 기분이 들떠 있었습니다. 현주가 옆에 서자 아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나중에 되게 이상해져요?”

“왜?”

“다들 저를 보고 걱정하다가 웃어요.”

현주는 난간을 잡은 아이의 손을 보았습니다.

“네가 힘든 일을 겪으면 도와주려고 그러는 거야.”

“저도 뭐 해야 돼요?”

“혼자 없어지지 말기. 힘들면 말하기.”

현수는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잠깐 뒤 눈이 감겼습니다. 현주가 옆 의자로 몸을 받쳤습니다.

돌아온 현수는 갑판을 알아보자마자 얼굴이 굳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네요.”

현주는 대답 대신 현수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준비실에서 찍은 여섯 사람의 사진이었습니다.

“사람이 여섯이야. 네가 다 기억하지 않아도 돼.”

현수는 사진 속 자기 얼굴을 손가락으로 눌렀습니다. 그날 웃었던 자신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항구의 불빛이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교감이 갑판으로 올라와 잠깐 곁에 섰습니다. 세 사람은 출항을 막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배에는 서로의 이름을 부를 사람들이 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