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 · 성문과 판
열 해 전 궁정 대전에서 왕자는 전차를 내주고, 여왕은 그 수에 응한다.

열 해 전, 궁정 대전의 문은 낮부터 열려 있었다. 북쪽 국경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구경꾼 사이에 섞여 들어왔다.
여왕은 궁정의 모든 사람이 결과를 보게 했다. 말없이 조건을 바꾸었다는 소문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아린드라도 같은 이유로 문을 닫지 말아 달라고 했다.
“누가 먼저 둡니까?”
수바후가 물었다.
“도전한 사람이 먼저 두기로 했습니다.”
케샤바가 대답했다. 사흘 전 모두가 합의한 규칙이었다. 재상은 더 묻지 않았지만, 타라는 그 문답까지 여백에 적었다.
처음에는 여왕의 판이었다. 짙은 전차가 길을 잡았고, 흰 말들은 서로의 뒤에 숨었다. 아린드라는 한 수를 둘 때마다 오래 생각했다. 수바후는 그 침묵을 두려움으로 여겼다.
여왕은 말을 잡을 때마다 판 옆에 줄을 맞춰 놓았다. 아린드라가 잃은 보병 셋이 먼저 나란히 누웠다. 여왕의 말은 서로 가까이 붙어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왕자께서 책에서는 답을 찾기 쉬우셨을 텐데.”
여왕이 그를 한 번 보자 재상은 입을 다물었다.
아린드라는 어머니의 손을 살폈다. 여왕은 위험한 말을 뒤로 빼는 것보다 다른 말을 곁에 붙이는 편이었다. 그 습관으로 나라를 지켰다. 대신 지킨 곳이 늘어날수록 새 길을 만들 손이 부족했다.
향 연기가 둘 사이를 얇게 가렸다. 아린드라는 전차를 잡았다 놓았다. 손바닥의 굳은살이 나무 모서리에 걸렸다. 여왕의 시선이 잠깐 그 손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린드라가 전차를 길 끝에 세웠다. 여왕의 말이 그것을 잡을 수 있었다. 대전에 작게 탄식이 번졌다. 아린드라는 한 수 전에 케샤바의 표식과 길을 확인했다. 실수로 놓은 자리는 아니었다.
“손을 떼셨습니다.”
케샤바가 모두에게 들리도록 말했다. 되돌릴 수 없는 수라는 확인이었다.
수바후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다라세나는 구경꾼 뒤에서 팔짱을 낀 채 판이 아니라 왕자의 얼굴을 보았다. 새벽의 작은 판에서 전차를 잃을 때마다 아린드라는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 지금은 턱에 힘이 들어갔을 뿐 눈을 피하지 않았다.
여왕은 전차를 잡았다.
나무 말끼리 맞닿는 소리가 났다. 여왕은 잡은 전차를 다른 말들과 나란히 놓지 않고 손가락 옆에 세워 두었다. 너무 큰 것을 너무 쉽게 얻었을 때 생기는 의심을 감추지 못했다.
그다음 아린드라는 왕을 쫓지 않았다. 왕 곁의 신하가 움직일 길을 막고, 돌아오는 전차의 통로를 보병으로 닫았다. 여왕이 판을 다시 보았다. 자신이 모아 둔 말들이 서로의 발을 막고 있었다.
여왕은 바로 응수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코끼리 위에서 멈췄다가 전차로 옮겨 갔다. 어느 말을 움직여도 붙어 있던 다른 말 하나가 홀로 남았다. 지키기 위해 모아 둔 진형이 길을 열기 위해서는 먼저 흩어져야 했다.
“이 전차를 내주고 얻은 것이 길이냐?”
여왕이 처음으로 물었다.
아린드라는 판에서 눈을 들었다.
“아직은 길이 아닙니다.”
“그럼?”
“어머니께서 어느 길을 먼저 지키실지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여왕은 잡은 흰 전차를 한 번 굴렸다가 판 옆에 눕혔다. 그리고 가장 바깥의 말을 움직였다. 붙어 있던 진형에 처음으로 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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